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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는 강공 선배는 주춤, 둘로 나뉘는 의사단체

2024-03-29 05:09:10 [오락] 출처:서울뉴스타임리

후배는 강공 선배는 주춤, 둘로 나뉘는 의사단체

서울 한 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전공의 사직서 행렬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후배 의사들이 먼저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서울대 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등 서울 주요 병원의 전공의들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빅5 병원은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으로 여기에 근무하는 전공의는 약 2700여 명에 이른다.

빅5 전공의들 집단 행동 이전에 이미 원광대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한림대 의대 본과 4학년 82명이 집단 휴학을 결정하는 등 아래에서부터의 단체 행동이 먼저 시작된 모양새다.

의대 증원 반대를 이유로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내는 것도 '집단 사직'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수리될지는 알 수 없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월 15일 가진 브리핑에서 "사전에 모의되고 연속해서 사직이 일어나 병원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이 또한 집단행동"이라며 "의료법 위반도 되지만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될 수도 있다.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의사 단체의 집단적인 행동이 아닌, 산발적 투쟁으로는 2020년 의료 파업만큼 파괴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신통치 않은 선배 의사들의 연대

이번 전공의 사직서 제출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동력이 유지될 수 있느냐가 이들 입장에선 중요하다. 불과 얼마 전인 2월 12일 밤, 전공의들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서 진행한 온라인 임시 대의원총회에서는 회의 결과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집단행동의 동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회의 뒤 나오는 이야기로도 총파업을 두고 반반 정도 찬반이 갈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선배 의사들의 연대도 신통치 않다. 정부가 의협을 상대로 '집단행동 금지명령'에 이어 업무개시명령과 면허취소까지 언급하는 등 의사들의 단체행동을 차단하기 위해 강하게 압박해오면서 의협의 대응이 무기력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개원의 중심인 의협은 과거에도 후배 의사들에 비해 적극적이지 못했던 전례가 있다. 지난 2020년 의료 파업 때 의협 파업률은 약 10%에 불과했다. 80% 이상이 파업에 참가했던 전공의의 불신을 산 계기가 됐다.

의협은 현재 비대위 체제로 꾸려진 상태다. 지난 2월 6일 이필수 의협 회장이 사퇴하면서 김택우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비대위에 참가하겠다는 의사가 선뜻 없어 구성부터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선배 의사들이 주춤거리는 사이 일단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먼저 초강수를 두고 있는 상황. 오히려 선봉에 후배들이 선 셈이다.

(책임편집: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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